[재활뉴스] 코로나 재활, 의료기관 어떻게 대비하나?

미국 버크 재활병원 임상 경험 공유

유연한 리더십 기반으로 신속한 대처 강조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대를 넘기며 4차 대유행 시기를 지나는 현재, 코로나 후유증 환자의 대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재활의학회(AAPM&R)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의 10~30%는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장기 후유증을 앓는다. 이에 미국내에서는 일명 ‘장기 코로나(Long-Covid)’라 명명된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를 위한 재활 의료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장기 코로나 증상은 피로, 사고력 저하(Brain Fog), 호흡 곤란, 우울, 두통, 후각·미각상실 등이 있다.

26일 기준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19만166명이다. 미국 통계에 근거하면 약 2~6만명의 환자가 장기 코로나 증상을 경험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 재활을 위한 의료체계 정립과 의료기관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버크 재활병원(Burke Rehabilitation Hospital)의 다니엘 스트러블-피츠시몬스(Danielle Struble-Fitzsimmons) 박사팀은 2020년 3월부터 9월까지 병원내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며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 재활병동 운영 유의사항을 정리했다. 해당 논문은 미국재활의학의회(ACRM)의 공식 학술지 Archives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에 게재예정이다.

버크 재활병원은 150 병상 규모의 재활 전문 병원으로 팬데믹을 지나며 연구 기간 중 343명의 코로나 재활환자를 진료했다. 가장 많았을 때는 전체 입원 환자 중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의 비율이 50%를 넘겼을 정도로 코로나 재활에 경험이 풍부하다.

의료진은 ▲의사소통 ▲개인보호장비 ▲임상 서비스 전달체계 ▲퇴원 계획 수립 ▲환자, 가족, 직원 지원의 다섯 가지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한 진료 유의사항을 제시한다. 핵심을 꿰뚫는 원칙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다.

의사소통(Communication)

팬데믹과 같은 위기 속 환자와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선 확립된 우선순위에 따른 효율적인 의사소통 체계가 필수적이다. 버크 재활병원에서는 조직도 재구성을 통해 직원의 역할 책임과 의사전달 경로를 분명하게 하고, 일일 수뇌부 소회의를 통해 각종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원내 모든 임직원에게 ‘코로나19 업데이트’ 이메일을 주기적으로 발송해 필요한 숙지사항을 전파했다. 또한 각 부서별로 소통을 전담하는 담당자를 두어 수뇌부와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끔 했다.

신속한 의사소통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고 직원들이 코로나와 관련한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감염 관리를 위해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 착용 지침을 분명히 해야 한다. 버크 병원은 감염 관리 담당자를 지정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사항에 따른 직원들의 개인보호장비 착용 지침을 작성해 안내하도록 시켰다. 코로나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관련 지침이 변동되기도 하고, 병원의 장비 보유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하는 만큼, 현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 관리 담당자는 120명이 넘는 직원에 대해 N95 마스크 밀착도 검사를 실시해 개인보호장비의 올바른 착용이 이루어지게끔 관리했다. 병원의 장비 보유 물량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치료 시간 감축, 치료 일정 조정, 마스크 재사용 등 방법을 활용했다.

임상 서비스 전달체계(Clinical Service Delivery)

안전한 임상 서비스 전달을 위해서 지속적인 질병 정보 갱신과 직원 대상 교육이 강조된다. 코로나에 대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인 만큼 임상 연구 자료를 모니터링해 임상 현장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해야 한다.

버크 병원은 원내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그룹 단위로 진행되는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면역력이 약한 환자군을 코로나 검사가 진행 중이거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와 철저히 분리했다. 의료진 또한 면역 저하군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팬데믹 기간 동안 확진자와의 접촉이 일절 없게끔 조치했다. 치료시설 내 거리두기는 물론 동선관리도 철저히 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했다.

모든 치료 세션을 환자 병상에서 진행하면서 치료 중 사용된 장비는 즉시 폐기하고, 일회용이 아닌 장비의 경우에는 철저히 소독했다. PCR검사를 통해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제한적으로 병실이 아닌 치료실에서 기존의 장비를 활용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외래 병동은 확진자 증가세에 따라 폐쇄 여부를 결정했다.

퇴원 계획 수립(Discharge Planning)

코로나로 인해 환자를 퇴원 후 요양원 등 시설로 보내는 행위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감염 관리를 위해 한 번 퇴원이 결정되면 병원 재방문을 통한 후속 관리가 어려워져 더 신중한 퇴원 계획이 필요했다.

지역 사회 기반 의료 서비스의 축소도 퇴원 결정에 어려움을 더했다. 홈 케어 서비스, 환자 운송 서비스, 식사 배달 서비스 등 대부분의 환자 케어 서비스가 중단됐다.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환자가 퇴원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했다. 의료진은 그 결과 환자들의 평균 입원일수가 늘어났지만,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환자, 가족, 직원 지원(Patient, Family and Staff Support)

코로나로 인한 격리는 환자의 정신건강 악화와 생활 상의 불편함도 초래했다. 보호자 방문 제한으로 환자의 개인용품을 전달할 수 없게 되어 갈아입을 옷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병원에서 의류, 핸드폰 충전기 등 개인용품을 대량구매해 환자들에게 제공했다.

가족과의 교류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화상 통화 장비를 적극 활용했으며, 병실에 각종 잡지, 십자말풀이, 컬러링 북, 영화 등 놀이거리를 구비해 입원 생활 중 즐거움을 더하고자 했다.

직원을 위해서도 식사/간식 무료제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번아웃 및 피로 관리, 정서 관리를 위한 원내 행사 등을 진행했다. 또한 일일 수뇌부 회의를 통해 직원의 필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구진은 “언급된 사항을 준수하며 진료에 임한 결과 팬데믹을 지나면서도 모든 환자들이 중단 없이 재활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었고, 환자들의 신체 기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비록 환자들의 평균 입원일수는 16.38일에서 19.93일로 증가했지만, 재택복귀율은 68.3%에서 68.7%로 오히려 소폭 상승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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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재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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